국제수지란 - 국가의 1년 동안의 국제거래를 정리한 장부
국제수지란 무엇인가?
국제수지에서 수지(收支)라는 말은 수입과 지출의 차이를 일컫는 말입니다. 수입은 돈이 들어오는 것이고, 지출은 돈이 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지(Current Account Balance)는 내가 벌어들인 돈과 나간 돈의 차이를 따져서 계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제수지는 국제적으로 한 나라가 어떤 일을 했을 때 돈을 전반적으로 잘 벌었는지 아니면 못 벌었는지를 정리한 것을 말합니다. 즉, 한 나라가 외국과 거래한 내용을 기록한 것이 국제수지입니다.
구체적인 정의를 보면 국제수지(BOP, Balance of Payments)란 일정기간 동안 한 나라의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에 발생한 모든 경제적 거래를 체계적으로 기록한 표라고 되어 있습니다. 크게 3가지 측면에서 국제수지를 이해하면 되는데요.
첫 번째 국제수지는 일정기간 동안 작성한 통계입니다. 어느 한 시점의 잔액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중에 발생한 거래를 집계한 통계입니다. 국제수지는 관세청에서 작성한 자료를 한국은행에서 받아서 월별로 집계해서 발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국제수지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개념이 중요합니다. 거주자와 비거주자의 구분은 경제주체가 어디에 살고 있고, 국적이 어디인가 보다는 경제적 이익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기준으로 합니다. 통상적으로 경제주체가 1년 이상 어떤 국가에서 경제활동을 한 경우에는 이익의 중심이 그 국가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외국인이 1년 이상 우리나라에서 거주하면서 생산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경우는 거주자로 분류됩니다. 그러나 해외교포는 우리나라 국적이라고 하더라도 외국에서 경제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비거주자로 분류가 됩니다.
세 번째 국제수지는 모든 경제적 거래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상품 및 서비스, 소득, 이전, 금융 등의 모든 형태의 거래를 포함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국제수지는 단순히 내국인과 외국인의 거래가 아닌,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에 거래에서 발생한 외환의 유출입을 기록한 가계부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국제수지의 구성
국제수지는 크게 경상수지, 자본수지, 금융계정, 오차 및 누락 등 4개의 계정으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각 계정의 흑자와 적자 혹은 증가와 감소만을 따질 뿐 계정을 모두 합산하여 국제수지의 흑자, 적자라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국제수지에서 가장 중요한 계정은 경상수지와 금융계정이며, 두 계정의 금액은 거의 일치합니다. 참고로 예전부터 경제기사 등에서는 자본수지와 금융계정을 합해서 그냥 자본수지로 쓰기도 합니다.
경상수지는 외국과의 수출과 수입으로 벌어들인 돈과 지불한 돈의 차이를 나타낸 것을 의미합니다. 상품과 서비스, 생산요소 등을 거래하면서 벌어들인 외화와 지불한 외화의 차이를 나타낸 것이 바로 경상수지입니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자본수지보다 경상수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흔히 국제수지를 이야기하면 경상수지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경상수지는 4가지 구성항목으로 되어 있는데 상품을 거래한 결과 발생한 수출과 수입의 차이를 상품수지라고 하고, 서비스의 수출과 수입의 차이를 기록한 것이 서비스수지입니다. 생산요소의 제공으로 발생된 임금이나 투자소득의 차이를 본원소득수지라고 하고, 아무런 대가 없이 무상으로 제공된 거래의 차이를 이전소득수지라고 부릅니다.
자본수지는 우리나라와 외국간의 상속 및 상속세의 이전 또는 생산활동 없이 얻을 수 있는 상표권, 영업권, 판매권 등의 매매에 따른 수입액과 지급액의 차이를 기록한 것을 말합니다.
금융계정은 국가 간의 자본 이동을 기록한 것으로써 국외 이주 비용이나 국외 공장건설 또는 외국의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것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항목들을 보면 직접투자, 증권투자, 파생금융상품, 기타투자, 준비자산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국제수지는 다른 나라와 무역을 하거나 사업을 할 때 또는 해외로 여행을 하게 되면 반드시 외화가 오고가게 되는데 이러한 외화 입출금의 차이를 국가 단위에서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경상수지와 자본수지를 합하게 되면 한 국가가 1년 동안 번 돈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 수가 있게 됩니다. 경상수지가 흑자면 한국의 주머니가 전반적으로 외국돈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것이고 그 반대면 외국돈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해석하시면 되겠습니다.
흑자와 적자에 대한 이해
수지(收支)라는 말은 수입과 지출의 차이라고 앞에서 설명을 드렸는데 국제수지의 수출과 수입의 차이는 외환의 수취와 지급의 차이를 의미합니다. 외환수취는 외화가 국내에 들어온 것을 뜻하고, 외환지급은 외화가 외국으로 나가는 것을 뜻합니다.
외환수취가 발생하는 경우는 재화와 서비스를 수출하거나 외국인이 국내에 관광을 온 경우 또는 외국에서 차관을 도입할 때 외화의 수취가 발생하게 됩니다. 외환지급은 외국상품을 수입하거나 외국으로 관광을 가는 경우 또는 외국에 차관을 빌려주거나 아니면 차관을 갚을 때 외화가 지급이 됩니다.
그림과 같이 외환수취가 외환지급보다 많으면 흑자가 되고 그 반대면 적자가 되는 것인데, 경상수지 흑자 또는 적자가 되는 경우를 보면 외국으로부터 받은 돈이 외국에 지불한 돈보다 크면 흑자이고, 받은 돈보다 지불할 돈이 크면 적자입니다. 받은 돈과 지불한 돈이 서로 비슷하거나 같으면 균형이 되는 것인데요. 이 말을 다르게 표현하면 수입보다 수출이 크면 흑자고, 그 반대면 적자라는 것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한국의 국제수지 동향
우리나라의 국제수지 동향을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은행의 2022년 5월 국제수지 발표자료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38.6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였는데 세부적 내용을 살펴보면 상품수지는 27.4억 달러 흑자, 서비스수지는 0.2억 달러 적자, 본원소득수지는 14.5억 달러 흑자, 이전소득수지는 3.2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였습니다.
2년 정도의 그래프 추이를 보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가 있고, 서비스수지와 이전소득수지는 거의 매월 마이너스에 가깝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본원소득수지는 투자소득 중에서 이자소득이 매월 늘어나면서 흑자를 기록 중입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융계정은 30.3억 달러 순자산이 증가하였는데 금융계정 항목 중 직접투자와 증권투자, 파생금융상품이 증가하였고, 기타투자와 준비자산은 감소하였습니다.
경상수지가 38.6억 달러 흑자라는 말은 수출로 벌어들이는 달러가 늘었다는 것이고, 금융계정 30.3억 달러 순자산 증가는 자본시장 유입으로 흘러오는 달러도 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만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서는 흑자폭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하반기 경상수지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그리고 오차 및 누락이 마이너스 8.3억 달러인데 이것은 경상수지와 금융계정의 오차가 8.3억 달러 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차 및 누락이 나오는 이유는 국제수지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계상시점 및 평가방법의 차이, 통계오류 가능성 등의 다양한 문제점들로 인해서 오차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이 차이만큼을 이 항목에서 조정을 하게 됩니다.
경상수지 흑자의 영향성
우리나라의 국제수지는 상품수출이 경제성장의 주동력이기 때문에 경상수지를 중요한 지표로 삼고 있습니다. 경상수지는 한 나라 경제의 소득, 고용, 외채, 통화량 등과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데 활용이 되며, 우리나라처럼 수출에 의존을 많이 하는 나라에서는 경기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경상수지가 흑자가 되면 국민소득과 고용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고, 나라 경제의 건실한 운영이 가능해집니다. 반대로 경상수지가 적자가 되면 생산활동이 위축되어 실업이 늘어나게 됩니다. 또한 수출이 줄면서 수입대금 지급이 모자라 외채가 더 늘어나게 되어 외화가 부족하게 되면서 국제신용이 실추되는 문제도 발생하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하고 국내시장이 좁아서 경제를 해외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크지도 적지도 않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왜냐하면 경상수지 흑자가 무조건 크게 되면 나가는 돈보다 들어오는 돈이 많아지면서 자국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게 되고, 이는 곧 물가 불안으로 이어질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경상수지는 대규모 흑자가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고, 장기적 관점에서는 적정한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우리나라의 경우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경상수지는 계속해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IMF가 터지기전 경상수지는 계속해서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2021년까지의 경상수지는 흑자를 이어가고 있고, 올해의 경상수지 목표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는 있지만 하반기 국제경제 상황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매월 경상수지 발표 내용을 주목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국제수지와 관련된 기사읽기
국제수지와 관련된 기사를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5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38억 6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가 되었는데, 1년 전과 비교한 흑자 폭은 2011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이는 경상수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고 하는데요.
경상수지 흑자 급감은 공급망 차질 심화에 따른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이 늘었고, 이에 상품수지 흑자 폭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국은행에서 전망하고 있는 상반기 경상수지 목표는 달성 가능할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문제는 하반기에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210억 달러, 하반기 290억 달러로 연간 500억 달러 흑자를 전망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해 수입액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 수출마저 흔들리면서 하반기 경상수지 적자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또 다른 기사인 지역별 국제수지를 살펴보면 반도체 수출 호조로 지난해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중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3년 만에 늘었다고 하는데요. 다만 국제유가상승으로 중동의 경상수지 적자는 큰 폭으로 확대가 되었고, 반도체 장비 수입이 늘면서 일본의 경상수지 적자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경제기사에서 경상수지가 급격히 줄어들거나 적자라고 나오면 우리나라 경제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으니 경제동향을 예의 주시해야 합니다.
마치며
국제수지를 구성하는 항목 중 국민경제의 대외 경쟁력을 평가하는 척도로 흔히 쓰이는 것은 경상수지입니다.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부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수출입 실적을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경상수지가 흑자가 났다면 국민경제가 대외거래를 통해 외화를 벌었다는 이야기이고, 그만큼 국민소득이 늘어나므로 투자 여유가 생기고 일자리가 늘어 경기가 좋아지게 됩니다. 반대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면 상품 수출입 실적이 나빠져서 상품수지에서 적자를 보고 경상수지도 적자로 전환되기 쉽습니다.
경상수지가 적자라는 말은 대외거래를 통해 외화가 빠져나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국민소득이 줄기 때문에 투자가 위축되고 일자리도 줄어들어 국내 경기가 나빠질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기사 등에서 경상수지와 관련된 내용은 꼭 챙겨보아야 합니다.
'상식시리즈 > 경제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대인플레이션이란 - 물가상승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주관적 전망 (0) | 2022.07.30 |
---|---|
소비자심리지수란 - 체감경기에 대한 소비자 인식 상황을 나타낸 지수 (1) | 2022.07.29 |
주가지수란 - 주식시장의 주가변동을 나타내는 경제지표 (0) | 2022.07.25 |
환율이란 - 외국통화와 자국통화의 교환비율 (원달러환율) (0) | 2022.07.23 |
물가상승률이란 - 인플레이션의 정도를 비율로 나타낸 경제지표 (0) | 2022.07.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