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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샴의 법칙이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사례와 시사점

담덕MBA 2024. 7. 27.

그레샴의 법칙 혹은 그레셤의 법칙은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사업가인 토머스 그레샴이 주장한 이론으로 나쁜 돈이 좋은 돈을 몰아낸다는 경제현상을 뜻하는 법칙입니다. 흔히 악화(나쁜 돈)가 양화(좋은 돈)를 구축한다(쫒아낸다)는 말로 해석이 되는데요. 오늘은 그레샴의 법칙이란 무엇이고, 현실에서 실제 일어나는 사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그레샴의 법칙이란?

그레샴의 법칙은 소재의 가치가 다른 화폐가 동일한 명목가치를 가진 화폐로 통용되면, 소재가치가 높은 화폐(Good Money)는 유통시장에서 사라지고, 소재가치가 낮은 화폐(Bad Money)만 유통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를들어 금화와 은화가 같은 액면가치를 가지고 있다면, 사람들은 금화를 저축하거나 해외로 밀수하고, 은화만으로 거래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금화는 시장에서 사라지고 은화만 남게되는데요.

 

 

결국 좋은 돈은 집안에 꽁꽁 숨겨두고 안좋은 돈만 시장에서 거래할 때 사용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일켣는 경제용어가 바로 그레샴의 법칙입니다. 그레샴의 법칙은 16세기 영국의 금융업자이자 상인으로서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고문이었던 토머스 그레샴이 처음으로 제기하였는데, 그는 영국에서 유통되는 은화의 품질이 저하되어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은화를 재주조하는 방안을 여왕에게 제안하게 됩니다.

 

그레샴의 법칙이 적용된 시장의 모습

 

그는 이 과정에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라는 말을 썼는데, 이것이 오늘날 그레샴의 법칙으로 불리게 된 원천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레샴보다 훨씬 이전에도 이러한 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예를들면 고대 로마의 역사학자 오로시우스는 로마제국이 쇠퇴하는 과정에서 화폐의 품질이 저하되었다고 지적하였고, 중세시대에도 여러 국가에서 화폐개혁을 시도하면서 이러한 문제에 직면한 사례가 많았습니다.

 

여기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에서 '구축' 이라는 말이 이해가 잘 안되실 겁니다. 우리나라 말은 한자에서 유래되었기 때문에 같은 단어라도 의미가 전혀 다르게 사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구축(構: 얽을 구, 築: 쌓을 축)이라는 말도 흔히 이해하기로는 무언가를 체계적으로 쌓아 올리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그레샴의 법칙에서 말하고 있는 '구축'(驅: 몰 구, 逐: 쫒을 축)은 어떤 세력이나 무리 따위를 쫒아서 몰아낸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말입니다. 그래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것은 나쁜 돈(악화)이 좋은 돈(양화)을 쫒아낸다라는 의미로 해석을 해야 합니다.

 


그레샴의 법칙 등장배경과 원인

과거 영국에서는 귀금속인 금화나 은화가 화폐로 유통이 되었는데 영국경제가 나빠지면서 같은 금액의 화폐를 금이나 은 함량을 줄여서 발행하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이런 돈(악화)만 사용하고 진짜 금화나 은화(양화)는 본인들 집에 숨겨두고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시장에서는 점차 악화만이 유통이 되고 양화는 유통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말 그대로 악화가 양화를 내쫒는 셈이 되었습. 16세기 영국의 재무관이었던 그레샴은 이 현상을 가리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라고 표현하였고, 이러한 경제현상은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서 발견이 되고 있습니다.

 

이 당시 영국에서 유통되는 은화의 품질이 저하된 이유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하나는 영국이 식민지를 확장하면서 은의 수요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은의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이로인해 은화를 주조하는 비용이 증가하고, 은화의 액면가치보다 소재가치가 높아지게 되면서 사람들은 은화를 유통시장에서 빼내고, 다른 금속으로 대체한 저품질의 은화를 만들거나, 은화의 가장자리를 깍아내어 은을 획득하는 등의 행위를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요인은 영국 정부가 화폐개혁을 주도하면서 은화의 품질을 저하시켰다고 보는 것입니다. 1816년 영국은 금본위제를 도입하면서 금화를 주요 화폐로 채택하였고, 은화는 소액 거래용으로만 사용되도록 하였습니다. 이때 은화의 액면가치와 소재가치는 일치하지 않았고, 은화의 순도와 무게는 낮아졌습니다.

 

1920년 영국이 제1차 세계대전의 전쟁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은화의 순도를 92.5%에서 50%로 낮추면서 은화의 품질을 저하시켰고, 그레샴의 법칙에 따라 소재가치가 높은 은화는 시장에서 사라지게 되었다는 주장입니다. 액면가치란 화폐로서 인정받는 가치를 말하고, 소재가치란 화폐를 구성하는 금속의 가치를 뜻합니다. 이 두 가치가 일치하면 화폐는 안정적으로 유통될 수 있지만 이 두 가치가 차이가 나면 화폐의 품질이 저하되거나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사례

나쁜 돈이 좋은 돈을 몰아내거나 쫒아낸 사례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중고차 시장을 예로 들수가 있는데요. 중고차 시장에서는 정보의 비대칭 문제로 인해 품질이 좋은 중고차는 시장에서 사라지고, 품질이 나쁜 중고차만 거래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를 레몬시장 문제라고도 부릅니다. 레몬시장 문제는 중고차 뿐만 아니라 보험,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사례

 

인터넷 상에서는 저질의 정보나 소식이 진실된 정보나 소식보다 더 많이 퍼지고, 주목받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를 디지털 그레샴의 법칙이라 부릅니다. 디지털 그레샴의 법칙은 사회적인 영향력, 감정적인 호기심, 인지적인 편향 등의 요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예를들어 최근에는 "가짜뉴스"나 "가짜콘텐츠"에 대한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데요.

 

유튜브 등에서는 사실이 아닌 허구의 내용을 마치 진짜 사실인 것 마냥 사람들을 선동하는 콘텐츠들이 범람하고 있고, 사회적 이슈나 주목도 높은 뉴스 같은 경우도 남이 쓴 기사를 그대로 베끼거나 허위로 작성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명품시장의 경우 겉으로 보기에는 모조품(짝퉁)은 명품과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라면 일반인은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한 가격도 진품에 비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금전적 여유가 없다면 명품보다는 모조품을 구매하게 되는데요. 결국 시장에서 적절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명품은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를 짝퉁 모조품이 대체하는 경우도 그레샴의 법칙의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볼 때 여러 국가에서 화폐개혁을 시도하면서 그레샴의 법칙에 직면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예를들어 로마제국은 막대한 군비와 재정지출로 인해 은화의 품질을 저하시켰고, 이로인해 은화의 가치가 하락하고 금화가 시장에서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레샴의 법칙이 주는 시사점

그레샴의 법칙은 화폐의 가치와 유통에 관한 중요한 원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소재의 가치가 서로 다른 화폐가 동일한 명목가치를 가진 화폐로 통용이 되면, 소재가치가 높은 화폐는 유통시장에서 사라지고, 소재가치가 낮은 화폐만 유통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법칙은 화폐뿐만 아니라 다른 경제현상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데요.

 

그레샴의 법칙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첫째, 화폐의 실질적인 가치와 명목적인 가치는 일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만약 실질적인 가치가 명목적인 가치보다 높거나 낮으면, 화폐의 품질이 저하되거나 시장에서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화폐의 순도와 무게, 액면가치와 소재가치 등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정보 비대칭 문제란 거래 당사자들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공하게 공유하지 못하는 문제를 말합니다. 이 문제로 인해 품질이 좋은 상품이나 서비스는 시장에서 사라지고, 품질이 나쁜 상품과 서비스가 거래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검증하며 보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 셋째는 진실된 정보와 소식을 전파하는 것입니다. 인터넷 상에서는 저질의 정보와 소식이 진실된 것처럼 퍼지고 주목받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로인해 사회적 혼란과 갈등, 오해와 편견, 허위와 조작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진실된 정보와 소식을 확인하고, 전파하며,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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