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다른 모양의 그릇들모든 진흙덩이가 그렇듯이 질그릇으로 최고의 작품이 되어서 왕궁의 식탁이나 부잣집의 장식장에 올라가는 것이 최고의 꿈이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우리들의 토기장이가 이 나라 최고의 장인이란 것이었습니다. 그가 만든 그릇들은 거의 다 왕궁이나 부잣집으로 팔려나갔습니다. 어느날, 토기장이가 내 앞에 앉아서 나를 반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나도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세상에서 가장 멋진 작품으로 태어날 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좀 이상했습니다.토기장이가 빚는 나의 모습은 이전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었습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주둥이에 유난히도 넓은 손잡이... 나를 지켜보는 다른 진흙들의 웃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난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습니다. 나를..